최근 난임 시술의 표준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0년 이후 발표된 여러 의학 논문들에서는 동결배아이식의 임신 성공률이 신선배아이식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들이 연이어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최신 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결배아가 왜 더 우수한 선택인지 그 과학적 원리와 임상 결과, 그리고 실제 병원 현장에서의 적용 사례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신선배아이식: 전통적인 방식의 한계
신선배아이식(Fresh Embryo Transfer)은 난소 자극 후 채취한 난자를 수정하고, 배양된 배아를 3일~5일 이내에 이식하는 방식입니다. 비교적 오랜 기간 사용되어 온 방식으로 시술 후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방식의 몇 가지 본질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2021년 《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Wei et al.)에서는, 과배란 유도 후의 자궁내막이 착상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신선배아이식의 주요 단점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여성의 호르몬 환경은 난소 자극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이로 인해 자궁내막과 배아의 '동기화(synchronization)'가 어려워져 착상 실패 확률이 증가합니다.
또한, 신선배아이식은 배아 발달 속도와 자궁 상태가 동시에 이상적이어야 하는 높은 타이밍 의존성을 가집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조절이 어렵고, 실제 현장에서는 "좋은 배아를 최상의 시점에 이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동결배아이식: 임상 성과를 바꾼 과학적 근거
유리화 기술 + 최적 내막 조절 → 성공률 상승
동결배아이식(Frozen Embryo Transfer, FET)은 배아를 냉동 보관한 후 여성의 몸 상태가 안정되고 자궁내막이 준비된 시점에 해동하여 이식하는 방법입니다. 2018년 이후 다수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들은 이 방식이 신선배아이식보다 평균 10~15% 높은 임신 성공률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23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는 1,500쌍의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동결배아이식군의 출산율이 55.3%로, 신선배아이식군(45.6%)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자궁내막이 충분히 준비된 상태에서의 이식이 착상 성공률을 크게 끌어올린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또한, 배아 냉동 기술인 ‘유리화(Vitrification)’의 발전은 동결배아이식의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높였습니다. 유리화는 초고속으로 배아를 냉동시켜 결정화(ice crystal formation)에 의한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99% 이상의 생존율을 기록할 만큼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동결배아이식은 여성의 생리주기 또는 호르몬 요법을 이용해 자궁내막의 두께와 수용성을 최적화한 후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공 확률을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현대적인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데이터로 보는 결정적 차이: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
고령, 반복 실패, 여러 배아이식 필요시 동결 우선 고려
국내외 임상 데이터를 종합하면, 동결배아이식의 성공률은 연령, 난임 원인, 배아 질 등 여러 변수에서 더 안정적인 성과를 보입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험관시술 평균 임신율은 신선배아가 약 39.8%, 동결배아가 약 53.1%로 13%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특히 동결배아이식은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더욱 유리합니다:
- 고령 여성(만 35세 이상): 자궁내막 회복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유리
- 배아 수 확보된 경우: 1회 채취로 반복 이식 가능
- 과배란에 따른 OHSS 위험 높은 경우: 신체 안정 후 안전하게 진행 가능
- 신선배아이식 실패 이력 있는 경우: 자궁내막 요인 개선 후 재도전 가능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동결배아이식이 태아 성장과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Human Reproduction》(2022)에 따르면, 동결배아이식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저체중 출생 위험이 더 낮았다 는 통계도 보고되었습니다.
물론 개인마다 신체 조건, 난임 원인, 시술 경험이 다르므로 모든 경우에 동결배아이식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술 전략 선택 시, 단순 편의보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동결배아이식은 최신 연구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높은 임신 성공률과 안정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 조절, 반복 이식, 고위험군 환자에게 특히 유리하며, 유리화 냉동 기술의 발전으로 배아 손상률도 거의 없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건강 상태, 배란 주기, 시술 경험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난임 시술을 고려 중이라면, 단순한 시술 일정이나 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신체 상태를 분석하고 전문의의 권고를 바탕으로 전략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의 선택이 향후 출산까지의 여정을 결정짓는 핵심이 될 수 있습니다.